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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생무상/유방암

[Yonikim] 만29세 유방암 - 5. 선항암 2차~6차

by yonikim 2024.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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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잘마시는 사람은 오심 및 구토가 없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진짜였나 보다. 입맛이 너무 잘 돌아서 오히려 살이 쪄부렸다. 

항암 1차부터 6차까지 주사시에도 주사 후에도 큰 부작용 없이 지나갔는데 내 생각엔, 

1. 잘 먹고 2. 멘탈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3.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을새 없게끔 다른 집중할 걸 찾아서 했기 때문 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큰 부작용만 없었다할 뿐이지, 항암 부작용이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일반적인 부작용들은 당연히 있었다.

 

 

1. 탈모

항암 1차 후 2주차가 되면 마법처럼 머리카락이 후두두둑 빠진다던데 나는 별로 안빠져서 혹시...?🌸 하는 기대감을 가졌으나, 항암 2차 후 1주일만에 절반 이상이 날아갔다.

 

원래는 쉐이빙하려고 했으나 샤프심 마냥 빠진다고 해서, 샤프심 줍는거보단 긴머리 줍는게 더 쉬울거 같다는 생각에 쉐이빙 안하고 버텨보기로 했다. 

차수가 거듭할수록 휑해지는 머리를 보며 우울한 생각도 들긴 했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준비된 할로윈 인재

 

하루의 시작은 사방에 떨어진 머리카락들 돌돌이로 밀기였는데, 항암 4차 때즘부터는 머리카락, 겨드랑이털 등 온 몸에 털이 다 빠질만큼 빠져서인지 돌돌이와의 데이트 횟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빠져서 그런건지 항암 부작용 때문인지 두통이 심할 때가 있었는데, 머리든 허리든 어딘가 아플 때마다 타이레놀 한알씩 먹어줬다. 타이레놀 당신 없인 못살아...

 

 

2. 피로감 및 에너지 부족 

부작용 방지를 위해 주사 및 복용한 스테로이드의 영향도 있는거 같은데, 차수가 거듭할수록 근육이 빠지는게 눈에 보였고 2~3시간만 외부에 있어도 피로감과 함께 두통이 찾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체력 관리는 정말 필수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는 집 근처 헬스장에서 혼자 운동했는데, 골룸 머리에 볼캡만 쓰고 가서 운동했다. 남들의 눈이 신경 쓰이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하루는 운동하고 있는데 옆에서 아줌마 두분이 "어머, 저 아가씨 아픈가봐. 젊은 나이에 어떡해" 라며 이야기하는 걸 듣게 되었는데, 참 기분이 묘했다. 내가 불쌍한가? 라는 생각보다 아픈데도 운동하는 내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헬스장이 폐업해버려서 그 이후부터는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업무 시작 전에 석촌호수 한바퀴 도는걸로 루틴을 바꿨다. 

하루일과 계획

 

 

3. 변비 및 설사

영양상담 때 선생님이 조언해주신 대로 3일 정도는 지켜보고 그 이후에도 계속 변이 안나오면 그때 마그밀을 복용했는데,

4차 이후부터는 위와 같이 했을 경우 똥꾸멍이 찢어져서 피가 나왔다. 항암약물 때문인지 팬티가 더러워져서 팬티라이너를 계속 착용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대형 생리대를 아주 오랜만에 착용했다.

그 이후 설사로 고생할지언정 똥꾸멍은 지킨다 라는 생각으로 항암 다음날부터 일주일정도 아침, 저녁에 마그밀 2정씩 복용했다. 

 

 

4. 불면증

3차 이후부터 불면증이 찾아왔다. 몸은 피곤한데 잠이 오질 않고, 힘겹게 잠들어도 중간에 깨선 또 잠이 안 왔다. 

항암 후 일주일 정도 지속됐는데, 불면증이 가장 힘들었던거 같다. 원래 잠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 22시면 잠드는 새나라의 어린이었는데, 잠이 안온다는게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처음 알았다.

5차 항암 전 교수님께 말해서 수면제 비슷한 진정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이후부터는 괜찮았다.

 

 

5. 속쓰림 

밥을 먹은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속에서 불난 거처럼 쓰라렸는데, 교수님이 처방해준 속쓰림 방지 약의 경우 아침 식전에 먹으라고 기재되어 있었으나 속 쓰릴 때마다 먹었다.

 

 

6. 모낭염 

항암 후 3주차엔 컨디션이 좋은대신 얼굴에 모낭염이 올라왔는데, 에스로반 연고를 꾸준히 발라주나 안발라주나 똑같이 일주일 정도 가서 세안 후 생각나면 발라줬다.

 

 

7. 손발저림 및 부종

항암 4차 후부터 손발저림 때문에 힘들어하는 항암환자가 많다고 들었는데, 나는 심하지 않은 편이었다. 왜때문인지 생각해봤는데, 아래 2개를 자주 해줘서 그런거 아닐까 싶다. 

1) 샤워 후 발바닥 전체에 바세린 발라준 후 수면양말 신기

2) 생각날때마다 발바닥 마사지볼(다이소 출신)로 발바닥 굴려주고, 손바닥 지압해주기

 

부종도 심하지 않은 편이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종아리가 잘 붓는 체질이어서 그런지 종아리 부종만 심했다. 특히 발목을 잡아주는 바지를 입거나 양말을 신으면 더 심하게 나타났는데, 부종은 어쩔수 없이 스트레칭만이 답인거 같다.

1) 자기 전에 L자 다리 10분 정도 해주기 

2) 아침에 일어나서 다리 스트레칭 해주기

 


 

 

항암환자가 부작용 외 가장 걱정하는 건 역시 호중구수치와 간수치로 인해 항암이 밀리는것 아닐까 싶다. 

 

1. 호중구수치

서울성모병원의 경우에는 항암 할때마다 뉴라스타(비보험)를 처방해주는데, 나는 항암 전부터 호중구수치가 높지 않은 편이었어서 그런지

소고기 추어탕 등 몸보신 파티를 해도 1000대이고, 떡볶이 치킨 곱창 등 돼지 파티를 해도 1000대여서 그냥 먹고 싶은 대로 먹었다. 

1관성 있는 호중구수치

 

 

2. 간수치

술을 안 먹어서 그런가 항암 전의 수치가 가장 높았고, 항암 때는 계속 정상이었다. 

밀크시슬이 집에 있어서 일주일에 2~3일 정도 먹었던거 같다.

 


 

삼중양성의 경우 TCHP 4가지 약물을 투여하다 보니 항암만 거의 6시간 넘게 걸리는데, 외래 + 통원주사실 웨이팅까지 합치면 12시간을 넘게 병원에 있어야 했다.

그래서 항암 5차부터는 외래 다음날 예약항암으로 요청해서 진행했다. 

 

 

💉 2023.09.26 선항암 2차 

도세탁셀을 주사할때 팔다리가 간지러웠는데 팔을 살펴보니 모기 물린거처럼 빨갛게 부어올라있었다. 이걸 간호사에게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 간지러움도 없어지고 부어오른 것도 가라앉아서 그냥 마저 진행했다.

 

🏥 2023.09.21 심장초음파 검사

표적치료제 중 하나인 허셉틴의 경우 울혈성 심부전, 무증상 심기능 장애의 위험이 증가하는 등 심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여, 정기적으로 심장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 2023.10.17 선항암 3차 + 졸라덱스 추가

항암 후기들을 살펴봤을때 난소보호주사 관련한 글들이 있어서 "저는 난소보호주사 안맞아도 되나요?" 물어봤는데, 교수님께서 난자냉동 했다는 말에 권유를 안했다고 한다. 

수술 전에 맞으면 비급여 처리가 된다고 했으나, 나의 난소의 경우 주인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기에 걱정되어 맞는다고 했다. 

 

졸라덱스의 바늘 두께를 본 순간 잠깐 후회했으나, 간호사 분이 꼬집는게 더 아파서 졸라덱스는 주사한지도 몰랐다. 

물론 찌찌가 아니라 주사하는 배를 꼬집으셨다

 

 

 

🏥 2023.10.31 중간검진 MRI

중간검진 결과 3.8 cm 종양이 1.4 cm 정도로 작아졌으나, 림프절에는 아직 남아있어서 좀더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한다.

 

💉 2023.11.07 선항암 4차

💉 2023.11.29 선항암 5차

💉 2023.12.20 선항암 6차

호중구수치가 1000 미만으로 떨어져서 막항인데 설마 밀리는건가 싶었으나, 다행히도 그냥 진행했다. 

 

🏥 2023.12.26 막항 후 검진

완전관해를 바랐으나, 아쉽게도 0.7cm 정도의 종양이 남아있고 림프절 역시 남아있다고 한다. 

유방의 경우에는 그대로 부분절제로 진행할 예정이고, 림프절의 경우에는 감시림프절을 떼어내서 조직검사 후 암세포가 보이면 곽청술을 진행한다고 한다. 

껍데기만 남은 종양이고 감시림프절에서도 암세포 발견 안되길...⭐️

 


 

길었던 선항암이 드디어 끝났다. 

항암 3차 후가 심적으로 제일 힘들었던거 같다. 좀 더 빨리 발견했다면 선항암 4차만 해도 끝났을텐데 하는 생각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거 같다. 

수술 후 방사선치료, 표적치료, 호르몬제 복용이라는 3종 세트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나, 잘 견뎌낼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다. 

 

"항암 부작용" 이라고 검색했을 때, 차수가 거듭할수록  항암약물이 누적돼서 더 힘들다는 사람도 있고, 1차 때가 가장 힘들고 그 이후에는  부작용을 미리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괜찮다는 사람도 있는데, 결국 마음먹기 나름인거 같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이미 생긴 암세포는 빨리 없애야 하지 않겠는가? 

 

이 글을 읽는 항암환자 본인 혹은 가족들 모두 굳건한 마음으로 잘 견뎌내길 바라며, 완전관해를 함께 기도한다.

 

 

모두 완전관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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