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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생무상/유방암

[Yonikim] 만29세 유방암 - 6. 수술

by yonikim 2024.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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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수술날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 이상하리만큼 아무 생각도 안들었다. 

30년 동안 수술은 커녕 입원도 해본 적 없는 건강 빼면 시체였던 삶을 살았기 때문일까, 오히려 약간의 둑흔거림만 있었을 뿐이었다.  

 

 

2024.01.09 수술 D-1 입원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입원 당일 오전 11시 정도에 병원 측에서 몇시까지 병원으로 오라고 전화주는데, 오후 2~3시 사이에 1층 입퇴원수속실 로 오라고 했다. 

 

[입원 준비물]
- 세면도구, 수건
- 속옷(하의): 수술 후 써지브라를 착용하기 때문에, 하의만 챙겨가면 될거 같다.
- 슬리퍼
- 담요: 이불이 하나밖에 없어서 보호자용으로 필요하다.

 

입퇴원수속실에서 입원 호실을 배정받은 후 해당 층으로 가면, 환자복으로 환복한 후 키와 몸무게를 잰 후 자유시간이다. 

 

마지막 채혈 결과에서 혈소판 수치가 너무 낮아서였을까, 교수님이 수술 전에 채혈 요청을 해서 정맥주사를 팔에 먼저 맞기로 했다.

1차로 팔목에 했으나 혈관이 너무 피부 가까이에 붙어 있어서 안될거 같다고 해서 결국 팔뚝에 놨는데, 

팔목에 있는 혈관을 찾아 바늘로 쑤실 때 정말 억 소리 나게 아팠다. 정맥 주사 담당 간호사가 괜히 있는게 아니었구나 싶었다. 

 

그 후 항생제 테스트를 위해 팔에 주사하는데 항생제 약물을 주입할때 따끔따끔하다. 덕분에 정맥 주사의 후유증으로 인해 저 멀리 가있던 영혼이 돌아왔다.

 

자정부터 금식(물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잠드는게 좋다.

 

 

 

2024.01.10 수술 D-day

05:00 혈압 측정

간호사 분들이 혈압을 재러 돌아다니는 소리에 비몽사몽 깬 후 대충 씻는다.

금식은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고, 수술 당일에는 얼굴을 포함하여 몸에 아무것도 바르지 말아야 한다.

 

07:20 와이어 삽입 

수술 전 종양 위치를 정확하게 표식하기 위해 와이어 삽입 후 유방 촬영을 해야 하는데, 와이어를 삽입할 땐 하나도 안아팠으나 위치를 조정하기 위해 이리저리 땡길 때가 아팠다. 

유방 촬영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똑같다. 

 

 

08:20 공포의 유륜주사 

유방 림프신티그라피, 흔히들 유륜주사라고 불리는 이 주사는 유방 조직에서 림프액이 어떻게 흐르는지 시각화하기 위해 사용된다. 

암세포가 있는 유륜 부위에 좌우 2방 주사하는데,

악명이 높기에 걱정을 많이 했던 것과 달리 선생님이 잘 놔주셔서 그런가 항생제 주사와 같이 주사액이 들어갈 때만 따아꼼 하고 생각보다 괜찮았다.

 

위 시술울 마친 후 병실로 돌아와서 위아래 속옷 모두 탈의하고 수술복으로 입고 대기하고 있으면 된다. 

 

14:00 수술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수술실 앞에 대기의자가 따로 없기 때문에 보호자는 병동에서 대기하면 된다. 

수술실 안으로 들어가면 팔다리를 묶은 후 약물을 주사하는데, 산소마스크를 씌우기도 전에 기절해버렸다.

 

눈을 떠보니 하얀 천장이었다- 는 아니고, 수술실에서 수술 끝났다고 깨워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회복실로 왔는데, 

가슴이랑 겨드랑이가 아파서 진통제를 2방 맞았으나 여전히 아팠다. 

 

16:20 수술 끝

병실로 돌아오니 16시가 좀 넘었는데, 겨드랑이가 불타는 듯 했으나 다리는 아무 문제가 없었기에 이동카트에서 침대로 직접 걸어갔다. 

침대를 약 30도로 세팅한 후 4시간 동안 물을 포함하여 금식을 유지해야 하고, 잠도 자면 안된다고 한다. 

 

수술 결과 감시림프절 4개를 떼어냈는데, 다행히도 모두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가슴 종양을 떼어내니 함몰 때문에 외관상 안예뻐 보여서 다듬는 작업을 하니라 넓게 지방을 제거했다고 한다. 짝찌찌 당첨!

아무튼 수술 범위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그런지 나는 배액관도 달지 않았다. 

 

20:20 저녁 식사

수술 때문에 힘든건지 압박붕대 때문에 힘든건지 긴가민가할 만큼 고통이 참을만해지자 배고픔이 찾아왔다.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지.

가슴이나 겨드랑이보다 정맥주사가 더 아프고 불편했는데, 보니까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수술 후 4시간이 지나, 저녁으로 나온 죽을 흡입 후 정맥주사를 제거하자 살거 같았다.

 

 

2024.01.11 퇴원

가슴에 둘러져 있던 압박붕대를 제거하고 써지브라로 착용했는데, 선생님 가슴이 아니라 제 위장이 쪼이는거 같은데요...? 

걸을 때마다 가슴이 덜렁거리며 아픈거 빼고는 괜찮았다.

 

[수술 후 관리]
- 퇴원 후 집에서 써지브라 벗어도 되나, 외출 시에는 착용 권장
- 샤워도 바로 가능한데 2~3일 정도는 수술 부위에 비누칠은 하지 말고 흘러내리는 물로만 샤워 권장
- 방수 테이프는 자연적으로 떨어질 때까지 놔두고 억지로 제거하지 말기 
- 지속적으로 찌릿찌릿하거나 콕콕 쑤실 수 있는데 아프면 진통제 복용하고, 복용했는데도 아픈 경우엔 병원에 연락
- 수술한 쪽의 팔로는 채혈, 혈압 측정 등 안하는게 좋음

 

 

2024.01.23 수술 후 치료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 완전관해가 안되고 0.6cm 정도의 잔존암이 남아 있기 때문에 캐싸일라 14회가 당첨되었다. 

 

캐싸일라(트라스투주맙)이란 헤로셉틴(트라스트주맙)과 독소결합제두산탄(DM1)이 결합된 약제로, HER2 양성 유방암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된다. 다행히 급여 처리가 되고 약 25만원 정도 나온다고 한다.

 

 

선항암 때와 마찬가지로 3주 간격으로 투여해야 하며, 대표적인 부작용은 간수치 증가와 혈소판 감소가 있다고 한다. 

혹시라도 약물 투여시에 두드러기, 어지러움, 가려움증, 오한, 발열 등의 과민반응이 나타나면 간호사에게 바로 말해야 한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삼중양성인 나는 캐싸일라 주사 외에도 내분비(항호르몬) 치료를 위해 아나스트로졸(아리미덱스) 복용과 졸라덱스 주사를 병행해야 한다.

 

※ 내분비(항호르몬) 치료란?

에스트로겐의 작용은 유방암의 발생과 진행과정에서도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 세포가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 것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의 유무로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두 수용체 중 한가지만 존재해도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이라고 한다. 

즉,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차단하여 유방암의 진행을 막기 위한 치료 방법으로, 이를 통해 유방암 재발율을 40~50%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에스트로겐의 주요 공급원은 폐경 전후로 나눠질수 있다.

- 폐경 전: 난소의 난포세포가 발달하면서 합성

- 폐경 후: 안드로겐이 아로마타이제에 의해 에스트로겐으로 전환

 

 

항호르몬제의 종류로는 타목시펜, 레트로졸(페마라정), 아나스트로졸(아리미덱스), 엑스메스탄(아로마신) 이 있는데 폐경기 전후 여부와 교수님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거 같다. 

타목시펜의 경우 자궁내막 비후 및 자궁내막암 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필수적이다. 

페마라, 아리미덱스, 아로마신 등의 경우 관절통, 골다공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의 부작용으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골밀도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폐경 전이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프로세스로 5년간 해야 한다고 한다. 

1. 졸라덱스 주사 투여를 통해 난소의 크기와 기능을 감소시키고 

2. 아나스트로졸(아리미덱스) 복용을 통해 안드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이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는 것을 억제하여 혈중 에스트로겐의 농도를 저하시킨다.

 

큰 고비는 넘었고, 남은 치료도 화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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